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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의미를 묻다

죽는다는 것이 끝이라는 걸 알고 나서도 살아 있을 수 있을까? 삶도 죽음도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도 삶을 영위할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

죽음의 순간에 우리가 어떤 것을 경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죽음을, 또는 그 죽음의 순간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전할 수가 없으니까. 우리 인간은 말과 글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전할 수밖에 없는데, 죽고 나면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초등학교 때, 내가 10살때였다. "죽음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라고 제목이 붙은 리더스다이제스트(sean.kr/s.php?k=OQqCaH)에서 출간한 단행본을 읽은 적이 있다. 제목 그대로 죽음에 임박한 순간을 지혜와 기지, 그리고 의지로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다. 나 역시 살면서 다섯 번이나 죽음의 순간을 경험했다. 하지만 죽음의 순간을 경험했다는 것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죽음의 순간은, 죽음이라는 결과가 정해져 있어 피할 수 없을 때와 죽음의 순간이 지나고 다시 살아갈 때, 두 가지의 경험으로 나뉜다. 죽음의 순간이 임박했을 때, 그 결과가 죽음으로 정해져 있는 그 순간에는 진짜 죽음을 경험하게 되는 것일 테다. 하지만 죽음에 이르지 않고 다시 삶으로 돌아왔다면, 그것은 아주 아주 위험한 순간을 경험했던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죽음의 경험이 아니다. 나는 죽음을 경험한 것이 아니고 죽음에 이를 뻔한 사건을 경험한 것일 뿐인 것이다. 오히려 삶의 한 순간을 경험한 것이라고 말해야한다.

물론 그런 경험도 매우 소중하다. 그런 순간에, 그리고 혹은 그런 순간을 경험하고서도 삶을 계속 영위한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로는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한 번도 힘든데 다섯 번이나 그런 경험을 했으니, 게다가 그렇게 많은 죽음의 순간, 그런 위험한 순간을 경험한 후에도 계속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나의 가치관이 송두리째 바뀌고, 수정된 가치관을 기존에 갖고 있었던 가치관과 병합해야 하는 것은 보통의 의지로는 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하지만 아직 나는 살아 있다. 그리고 지금 와서 보면 그 모든 어려운 순간들, 힘들었던 순간들, 인생의 고초들, 죽음의 순간들, 그런 것들이 모두 다 인간의 기준에서만 힘들고 어려울 뿐이고, 그 너머를 봤을 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궁금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삶을 이어나갈 가치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삶의의미 #죽음 #인생 #가치관 #경험 #고찰 #철학 #인문학 #생각 #일상

"죽음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 초판 - 1980년 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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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동아출판사에서 출판한 책표지 - 1985년 초판 (구매링크 : sean.kr/s.php?k=s3U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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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다이제스트 출판 1980년 표지 (구매링크 : sean.kr/s.php?k=kyxc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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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다이제스트 출판 1997년 표지 (구매링크 : sean.kr/s.php?k=kkm4ka)

리더스다이제스트에 연재되었던 "Drama in Real Life: Moments of Terror and Triumph that Changed People's Lives" 를 모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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