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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로 쓰는 시간, 영원을 잇는 노래

제 블로그 사이트에는 음성으로 글을 쓰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이 글도 휴대폰을 사용해서 음성을 입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게 자동으로 AI가 제 녹음 내용을 분석하고 본문으로 입력하고, 맞춤법을 수정하고, 임의로 자동으로 제목을 지정해서 게시까지 완료합니다.

사실 이 기능은 이 블로그 사이트를 개발하기 전에 만들었던 업무용 사이트에서, 매일 반복적으로 쓰는 업무 일지를 음성으로 간단하게 쓰기 위해 구현해 봤던 것입니다. 그때와 지금을 합치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구축한 것입니다. 그런 기능을 수고로움을 감수해 가며 굳이 넣어 놓은 이유는, 솔직히 처음에는 간단하게 글을 쓰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매일 업무 일지를, 녹음 기능을 사용해서 작성을 하다 보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지금은 우리들이 이렇게 좋은 기술을 사용해서 언제 어디서든 글을 쓰고, 글을 읽고, 영상을 만들고, 영상을 보고, 디지털 정보들을 쉽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이 한 장 구하기도 어려웠던 시절, 그 옛날 수천 년 전에는 어땠을까요? 심지어는 문자가 없던 시절은 어땠을까요? 우리 인간들은 지구에 발을 붙인 전체 시간 중에 대부분의 세월을 구전으로, 말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어른이 말을 하면 아이들이 듣고 배우고, 그 아이가 어른이 되면 다시 자기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또 그 자손들, 그 자손들, 그 자손들로 이어져 왔던... 녹음으로 쓰기 시작한 이후로 그 옛날 우리의 조상님들을 떠올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부처님이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첫 번째 제자들에게 말씀을 전하셨을 때, 첫 번째 제자들은 동물들이었다고 하죠. 부처님은 제자가 동물이든 인간이든 상관하지 않으시고 인간의 언어로 말씀을 전하셨을 것입니다. 그 말씀이 무엇이었는지 지금까지 글로 전해지고 있지만, 그게 진짜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 후 수많은 제자들이 업데이트하고 자기 생각을 넣고 수정하고, 여러 많은 사람들이 또 고치고 고쳐서 아주 좋은 내용들을 정리해서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겠죠. 부처님의 첫 번째 말씀이 궁금하긴 합니다.

이랬든 저랬든 중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언어로 다른 이에게 자기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이 너무 발전하다 보니 혼자서 말을 하는 시간, 혼자서 글을 쓰는 시간이 너무 많아진 것 같아요. 심지어는 AI가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시켜 주기까지 하니, 스스로 자신의 피와 근육과 신경을 사용해서 소리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일 자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자기 목소리로 글을 쓴다는 것, 제가 해 보니 아주 매력적이에요. 조상님들이 했던 것처럼 내 생각과 내 마음을 내 목소리로 전할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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